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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성들이 싫다는 이유로..

by 인포자료실 2022.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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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성들이 싫다'는 이유로 4B(비연애, 비출산, 비결혼, 비성관계) 운동을 남들에게까지 강요하는 건, 여성 권리 신장 운동에서 크게 벗어난 것 아닌가." 김지훈(25·이하 모두 가명)씨의 말이다. 고현종(52)씨 역시 "최근 페미니즘은 여성우월, 남성차별로 변질되고 있다"라고 본다.

이런 현상에 대해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현재 한국사회의 페미니즘은 사회의 극심한 여성 혐오에 맞선 강력한 맞대응 정도로 협소하게 이해되고 있다"며 "이런 과정에서 유발되는 갈등이 페미니즘의 전부인 것처럼 보도되고 인식된다"라고 봤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도 "소수 집단은 어디에나 있는데 분파를 향한 비판을 페미니즘 전면으로 가져와 '페미는 정신병'으로 왜곡하는 모양새"라고 짚었다. 신 교수는 "여성혐오 진영에서 주체적이고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여성을 공격하려 페미라는 단어로 비난하기도 한다"라고 덧붙였다. 의도적인 오해라는 뜻이다.

신 교수는 "페미니즘 자체는 민주주의라는 말과 같다"고 했다. 이어 "민주주의를 두고 북한이나 중국도 민주주의라고 주장하지 않나"라면서 "(페미니즘은) 자유와 평등을 추구하는 정치 사상이라고 보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여성 주차장'이 페미니즘? '여성혐오' 정책

여성혐오는 이제 투표권 박탈 등 직접적인 억압이 아니라 취업·임금·승진 차별, 성범죄 만연 등 구조적이고 교묘한 형태로 전환됐다. 그러다 보니 "내가 겪지 않았으니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20대 여성인 박서은(27)씨 역시 "현재에 만족하기에 성평등을 목표로 무엇인가를 바꾸려는 노력을 할 생각이 없다"며 자신이 페미니즘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만의 일은 아니다. 1970년대부터 미국을 비롯한 해외 선진국에서도 꾸준히 '페미니즘의 종말'을 선언해 왔다. 일하는 여성이 늘어났고 대학 진학률 등에서 여성이 사회적 성취를 이뤄 냈으므로 페미니즘은 제 할 일을 다 마쳤다는 것이다.

한국일보가 만난 비 페미니스트들 역시 사회적으로 여성을 우대하는 정책이 충분하며, 오히려 페미니스트들이 지나친 요구를 한다는 반감을 느끼고 있었다. 박씨는 "페미니스트의 주장처럼 모두가 평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면 '여성 전용 주차장'은 모순 아닌가"라고 물었다.

그러나 여성 전용 주차장은 여성 우대가 아니라 오히려 여성혐오의 결과이다. 허민숙 국회 입법조사관은 경기도에 있었던 버스의 여성 배려석 '핑크존'의 사례를 들었다. 허 조사관은 "여성 배려석은 심야시간대 광역버스에서 성추행이 빈번하게 일어나자 '여성끼리 앉아 가라'는 취지로 만들어졌다"며 "여성 주차장 역시 주차장에서의 여성 상대 강력범죄가 늘어나자 이를 막으려 출입구 근처에 설치됐다"고 설명했다. 범죄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보다 임시방편으로 등장한 제도였다는 것.

또 이런 여성 전용 주차장은 '여성은 운전을 못한다'라는 색안경 탓에 확대되기도 했다. 이주희 교수는 여성 전용 주차장을 두고 "여성의 운전 능력이 남성보다 낮다는 편견과 여성의 가사전담 비율이 높은 상황에서 소비의 주체로서 여성을 우대하려는 잘못된 상업적 고려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성 우월주의여서가 아니라, 오히려 여성에 대한 편견이 덧씌워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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