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을 여성상위시대라고 보는 남성 임진환씨(44)는 이상적인 가정의 모습을 '남자가 밖에서 돈을 벌고, 여자가 집 안에서 살림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남자는 될 수 있으면 약한 모습을 드러내지 말아야 한다'라고 여긴다. 임씨의 이런 부담은 가부장제의 굴레에서 남성도 고통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가부장제의 짐을 나눠 드는 일 역시 페미니즘이다. 허민숙 입법조사관은 "페미니즘이 없었더라면 남성들은 가부장제 아래 모든 식구들의 생계를 책임져야만 했다"면서 "여성들이 취업을 하고 사회 각 분야에 진출하며 부담을 나눠 지게 된 것"라고 전했다.
여성의 군(軍) 복무도 마찬가지다. 군 복무는 남성 역차별의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되지만 군대에 여성을 들이지 않았던 건 페미니즘이 아니라 가부장제 탓이다. 김엘리 성공회대 시민평화대학원 외래교수는 자신의 책 '여자도 군대 가라는 말'에서 "여성에 대한 군 복무 면제는 가부장적 사회가 조장해 온 제도"라고 지적했다.
일부 남성들이 여성을 공격하려 "여성도 군대 가라"는 말을 거리낌 없이 하는 이유가 가부장제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국가의 안보를 책임지고 나라를 떠받드는 일이 남성만의 몫이라는 가부장적 사고를 더 이상 지니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여성 군 복무는 페미니즘에서 오래 연구하고 논의해 온 주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물론 페미니즘의 갈래마다 결론은 갈린다. 실제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자유주의 페미니즘 진영에서는 남성과 동등한 지위를 얻는 차원에서 여성의 군 복무를 독려하기도 했다.
다만 논의의 방향이 여성의 군 복무 여부에만 쏠려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김 외래교수는 같은 책에서 "여성이 군대에 가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군대는 갈 만한 곳인가'를 묻는 게 더 나은 논쟁 방향"이라며 "젠더 갈등이 아니라 군대가 논의의 초점이 되어야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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